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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문을 연 사람은 통상 밀레토스 사람 탈레스라고 한다.

그 전에도 깊이 생각한 사람들은 많았을 것인데 왜 탈레스를 철학의 시조라 부르는가?

그것은 이전의 사람들은 깊이 생각은 했어도 근원을 탐구하지는 않았는데 반해 탈레스는 근원까지 탐구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학의 뒤안길 -  바이세델)

 

 

그는 그리스를 빛낸 7현인 중의 한 명이라고 한다.

탈레스를 보통 철학자라고 알고 있으나 실은 정치와 천문학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천문학을 연구한 최초의 사람이고 태양과 일식을 예언한 최초의 사람이라고도 전해진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그가 큰 곰자리와 작은 곰 자리를 관측했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를 하늘을 바라본 철학자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의 천문에 대한 관심이 어떠했는지는 하늘을 보고 길을 걷다 웅덩이에 빠진 유명한 일화가 전해주고 있다.

하늘을 관측하느라 얼굴을 위로 들고 걷다가 발 밑의 웅덩이를 보지 못하고 빠졌다는 이야기다.

하녀가 그를 보고 자기 발 밑도 보질 못하면서 어찌 하늘을 알 수 있겠냐고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명민한 사람이었다.

철학에 관심이 더 있었을 뿐 결코 하늘을 쳐다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탈레스는 돈을 벌어서 철학자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자 했다.

천문에 대한 연구로 기상을 읽을 줄 알았던 그는 다음 해에 올리브가 풍년이 들것을 알았다.

그는 올리브 기름을 짜는 착유기를 모조리 임대했다.

다음 해 그의 예상대로 올리브가 풍년이 들었다. 그러나 올리브기름을 짜는 기계는 모두 탈레스에게 있었다.

할 수 없이 사람들은 탈레스에게 비싼 값을 주고 기계를 임대해야 했다. 이로써 탈레스는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

이로 보아 그는 철학자는 세상과 동떨어진 사람이 아니고 세상 속에 있으나 초연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 내었다고 할 수 있다. 철학자는 결코 산속에 은둔한 죽림칠현이 아닌 것이다.

 

 

 

그는 우주에 대한 탐구의 결론으로 만물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젊은 시절 이집트와 바빌로니아를 여행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이전까지는 신들이 인간과 우주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그는 물이 만물을 이루는 요소라고 한 것이다.

우주를 신화에서 자연으로 보고 사유한 최초의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그를 최초의 철학자라고 하는 것이다.

 

탈레스가 저술한 책들은 현재 한 권도 전해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의 <그리스 철학자 열전>에는 탈레스가 했던 말들이 많이 기록되어있다.

 

그가 결혼을 하고 있지 않자 어머니가 결혼을 재촉했다.

그러자 그는 아직 때가 안됐다고 어머니를 설득했다.

정년이 되어서도 결혼하지 않는 아들을 재촉하자 이제는 때가 지났다고 했다.

 

그는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그런데 당신은 왜 죽지 않냐고 물었다.

탈레스는 그에게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무엇이 가장 어려운 일인가를 물었을때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가장 쉬운 일은 무엇이냐고 묻는 말에는 남에게 충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선하고 올바른 인생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남에 대해 비난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말고 매일의 할 일에서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고 했다.

 

보통 소크라테스가 했다고 알고 있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탈레스가 한 말이라고 한다.

 

그는 체육 경기를 관람하는 중에 더위와 나이 들어 쇠약해진 건강으로 인해 죽었다고 전해진다.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보라, 이 볼품없는 무덤을. 그 명성은 하늘에까지 다다를지니,

여기는 지혜깊은 탈레스의 무덤이노라.'

 

 

2천5~6백 년 전의 사람인 탈레스.

현대인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천문 지식과 자연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색의 깊이를 따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동양의 격물치지와도 같은 그의 깊이 있는 근원을 탐구해 들어가는 사유는 이 시대에도 본받을 가치가 있다.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깊이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할 때 지식은 지혜가 되고 고난은 인생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아직도 탈레스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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