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04
반응형

우리나라에는 세계에 자랑할만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우리 민족의 자랑인 목민심서지만 의외로 제목만 알지 읽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목민심서는 잘 아시다시피 지방 목민관들의 교범이었죠.

지방관리들이 어떻게 하면 행정을 잘 하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지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산 선생은 18년간을 유배지에서 생활하셨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책을 저술하셨죠.

500편이 넘는 저술을 하셨다고 들은 거 같습니다.

분야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면에 이르고 있습니다.

목민심서 같은 행정은 물론 경제, 음악, 지리, 역사, 형법, 문학 심지어 언어학과 고증학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가히 천재라 불러야 마땅한 분입니다.

 

 

 

 

 

목민심서에는 다산 선생의 백성 사랑이 절절히 나타나 있습니다.

당시 관리들은 모든 건 다 잘했는지는 몰라도 백성 사랑만큼은 엉망이었습니다.

자기 뱃속 채우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그러한 것을 고치고자 목민심서를 지었으나 나라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19세기 들어와서는 외세에 의해 풍전등화가 돼버렸습니다.

 

 

 

 

 

<다른 벼슬은 구해도 좋으나 목민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된다.>

 

위 글은 목민심서의 첫 부분입니다.

관리를 교육하는 책의 첫 글을 관리가 되려 하지 말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청탁 등으로 한 자리 얻으려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수령 노릇을 못하면 백성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생의 백성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천지의 공리에 벼슬자리를 위하여 사람을 택하는 법은 있으나, 사람을 위하여 벼슬자리를 고르는 법은 없으니, 한 집안의 봉양을 위하여 만백성을 다스리는 수령의 자리를 구하는 것이 옳은 일이겠는가?>

 

수령의 자리는 백성을 다스려야 하는데 어느 한 사람을 위해서 적절성을 따지지도 않고 수령의 자리에 앉힐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에 수령의 자리를 놓고 청탁으로 매관매직을 하는 일이 빈번했나 봅니다.

오죽했으면 다른 벼슬은 몰라도 목민의 벼슬만큼은 그런 짓으로 얻지 말라고 했을까요?

 

 

 

 

 

목민심서는 수령의 할 일을 12개의 분야로 나누고 12개의 분야를 또 6개의 내용으로 엮어서 체계적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 12부 72조의 내용으로 48권의 책으로 엮어져 있습니다.

내용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련 서적들을 참고하여 지은 책인데 내용이 실로 방대합니다.

 

내용을 보면 부임하는 자세, 수령의 몸가짐부터 시작하여 아전을 단속하는 법, 세금을 걷는 법, 예절을 가르치는 법, 병역에 관한 것, 형사처벌에 관한 것,  성의 수리와 도로의 관리, 흉년이 들었을 때의 구제법, 임무를 끝내고 돌아갈 때 할 일 등, 지방 관리로써 해야 할 일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실로 목민심서 한권만 제대로 공부해서 적용한다면 바르게 수령의 직무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좋은 책이건만 아마도 수령들에게 많이 읽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탐관오리들의 횡포가 줄지를 않고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져만 갔으니까요.

 

선생도 이것을 아셨는지 머리말에 다음과 같이 쓰셨습니다.

 

 

 

 

 

<심서라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목민할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심서'라 이름한 것이다.>

 

유배지에 있는 몸으로 정치 일선에 나설 수가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만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만큼 선생이 얼마나 백성을 사랑했는지 그 절절함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군자의 학문은 수신이 반이고, 나머지 반은 목민이다.>

 

이 또한 머리말에 적은 글입니다.

선비가 학문을 한다는 것은 혼자만의 만족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백성을 올바로 기르기 위함이라는 말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 학문은 절반의 공부밖에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학자다운 말씀입니다.

 

요즘의 공부는 어떨까요?

올바른 정치를 위해 하는 공부일까요?

고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정치와 올바른 판결을 위해서 고시방에 틀어박혀 공부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법고시나 로스쿨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바른 정치와 판결을 위해서라기 보단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서인 경우가 많을 겁니다.

200년 전에 선생의 탄식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합니다.

 

목민심서는 비록 200년 전의 책이지만 지금도 유용하게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지방 관리의 행정 교범이지만 내용을 보면 지금도 적용 가능한 주옥같은 글입니다.

리더십에 대한 내용도 많고, 가정을 이끄는 법, 공부 하는 법, 살아가는 자세 등 현대의 처세술 책들보다 더 알찬 내용들입니다. 고리타분한 조선시대 책이라 생각지 마시고 한번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

 

서점에 가면 목민심서를 추려서 출판한 책들이 많습니다.

전문학자가 아닌 이상 원저나 자세한 주해서를 볼 필요는 없을 겁니다.

주요한 부분만 추려서 엮은 책들이 대부분이지만 내용 면에서 충분합니다.

그중에서도 창비사의 '정선 목민심서'를 추천합니다.

다산연구회에서 출판한 책으로 내용이 다른 책들에 비해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한 번은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