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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두 여인이 사망했습니다.

그 해 이 두 여인의 죽음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고 각 언론사마다 대서특필했습니다.

한 여인은 1997년 8월 31일에 사망했고,

다른 여인은 며칠 뒤인 9월 5일에 사망했습니다.

 

8월 31일에 사망한 여인이 영국의 다이애나비입니다.

9월 5일에 사망한 여인은 인도의 테레사 수녀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으나 세계 언론의 반응은 반대였습니다.

다이애나비가 사망하자 그녀의 죽음은 가십거리 정도로 취급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테레사 수녀의 죽음은 경건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요?

다이애나의 차량사고에 의한 죽음에는 옆자리에 남자 친구가 있었고 차량사고도 누군가 고의 사고를 일으킨 게 아닌가

하는 의혹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죽음은 가십거리로 다루어졌을 겁니다.

평소 그녀의 생활 자체가 미디어에서는 항상 거십거리였습니다.

1981년 7월 결혼식 때부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의 표적이었습니다.

저도 당시 TV에서 전 세계로 생중계하던 결혼식을 본 기억이 납니다.

전 세계의 축복을 받았던 결혼식이었으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신분에서 왕궁의 생활에 잘 적응이 안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에 반해 테레사 수녀의 삶과 죽음은 항상 존경의 대상으로 비쳤습니다.

생전의 수녀님의 모습은 모두의 귀감으로 기사화되었고

사망했을 때는 전 세계가 경건한 애도의 물결로 넘쳤습니다.

 

살아서의 모습에 따라 죽고 나서의 사람들의 반응은 극과 극처럼 달랐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다이애나비는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그에 비해 테레사 수녀는 자신의 인생을 버리려 노력했습니다.

 

 

 

 

다이애나비는 왕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래서 남편 찰스 황태자와의 사이도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외부 활동을 많이 하게되었고 왕궁에서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히 본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사회활동에 집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녀에게 사회 활동은 갑갑한 왕궁을 떠나서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 친구도 사귀게 된 것이겠지요.

 

 

 

 

그러나 테레사 수녀는 자신의 인생을 버렸습니다.

빈민들의 삶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버리고 그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수녀님의 행동은 자신의 삶이 불만족스러워서 했던 행동이 아니라 그걸 원하고 좋아서 한 행동이었습니다.

 

자신을 찾으려고 한 사람과 자신을 버리려고 한 사람의 차이를 이 두 사람을 통해 봅니다.

 

 

 

세상은 자신을 찾으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점에 가면 자신의 인생을 찾는 법, 좋아하는 일을 하는 법, 지금 당장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떠나라고 부추기는 책들이 넘쳐납니다. 과연 그게 옳은 걸까요?

자신의 인생을 찾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그러면 위 두 사람 중 누가 자신의 인생을 찾고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한 사람이었을까요?

시중 서점이나 세미나에서 하는 말은 다이애나비처럼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책이나 세미나 어디에서도 테레사 수녀처럼 자신을 버리라고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연 두 사람 중 누가 자신의 인생을 살았을까요?

누구나 다이애나비가 아니라 테레사 수녀라고 말할 겁니다.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 하는 노력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허비한 일이 되었고

자신을 버리려 하는 노력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충실함으로 채운 결과가 되었습니다.

 

세상이 왠지 이상하게 흐른다는 느낌을 간혹 받습니다.

자기본위의 삶이 좋은 삶이라 하고

희생은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본위의 삶이 가득한 사회는 이기적인 사회일 것이고

희생이 없는 사회는 또 얼마나 삭막하고 불안한 사회일까요?

 

강요되는 건 안되지만 그걸 강조하다 보니 자발적인 희생과 이타까지 거부되는 세상으로 흐르는 것 같습니다.

다이애나비와 테레사 수녀님의 삶을 통해 진정 바르고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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